세벌식 키보드 입문기(두벌식과 혼용중)

두벌식 자판을 이용해 오면서 묘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자음-모음 체제여서 왼손에 부담이 많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벌식 키보드의 배열을 눈여겨보니, 초성-중성-종성 체제더군요. 덕분에 키의 개수는 늘어났지만 양 손을 골고루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겹받침이 키 하나에 배당되어 있어서 좋아 보이기도 했고요.

▲ 세벌식 최종 자판배열

결국 세벌식 키보드를 직접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대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왼손에 편중된 타이핑습관 → 양손을 고루 쓰는 타이핑습관으로 교정.

  2. 손가락의 가동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힘(저같은 경우는 숫자판은 독수리 타법으로 칩니다.).

  3. (아주 약간나마) 타자속도 향상.

 

지양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두벌식 입력방식을 잃어버리는 것. 공용 PC를 쓸 때 당황스럽겠지요.

  2. 지나치게 Minor한 세벌식 배열을 이용하는 것. 세벌식 배열의 종류가 여러 가지더군요. 가장 많이 쓰는 세벌식 배열조차도 현실에서는 상당히 Minor한 상황이라, 키보드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 사전 준비

  1. 도아님 블로그(링크)에서 세벌식 관련 정보 1회 통독(정보 자체는 좋으나, 정독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 사용할 자판배열 결정 : 세벌식 최종

  3. 세벌식 키보드 스티커 무료나눔 요청(루이빈 치과) → 부착

  4. 김용묵님 홈페이지(링크)에서 ‘날개셋 한글입력기’와 ‘날개셋 타자연습’을 받아서 설치

  5. 날개셋 한글입력기 옵션질(세벌식 규칙에 맞도록).

  6. 한컴타자연습 추가설치(한컴 쓰시면 거의 설치돼 있으실 듯.)

 

★ 타자연습 과정

종일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 건 안좋아보여서 연습시간을 하루 최대 20분으로 제한했습니다. 독하지 못해서 빼먹는 날도 많았습니다. ㅡㅡㅋ 연습 3개월 정도 된 지금. 타자연습은 계속 진행중이고 두벌식 타자속도보다 빨라질 때까지 연습을 계속할 것이지만, 어느 정도 답답하지 않게 세벌식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판단되어 연습과정을 공개해볼까 합니다.

 

  < 1개월차 >

‘날개셋 타자연습’은 어려웠습니다. 처음 자판배열을 익히기에는 손가락 위치를 키보드에 직접 그려주는 ‘한컴타자연습’이 훨씬 편했습니다. 한컴타자연습으로 글쇠와 손가락위치를 익혀가고, 익숙해질 무렵에는 ‘낱말 연습’과 ‘짧은 글 연습’을 병행했습니다.

 

  < 2개월차 >

짧은 글 연습 속도가 100타 정도 나올 무렵이었습니다. 과감하게 날개셋 타자연습으로 갈아탔습니다.

 

날개셋 타자연습에는 체크박스로 각 자리를 조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난이도 높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글쇠익힘과 낱말연습에 들어갔습니다. 짧은 글 연습도 같이 시작했는데, 차차 글쇠익힘/낱말연습 비율을 줄이고 짧은 글 연습 비중을 늘려 갔습니다.

※ 두벌식 배열을 잊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의식하고 쳐야만 오타없이 칠 수 있게 되더군요. 틈틈이 두벌식 연습도 병행했습니다(애국가 1절 빨리치기;;;).

 

  < 3개월차 >

짧은 글 연습만으로 세벌식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간간이 게임메뉴를 이용해 보지만 금방 죽습니다. 의식하고 쳐야만 오타가 적게 납니다.

▲ 타자 속도 변화

날개셋 타자연습은 이용하면서 기록된 타자속도 변화입니다. 더디지만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게 보입니다. 현재, 느긋하게 치면 평타 200 초반대가 나오고 작정하고 치면 300타 초반까지 나옵니다. 두벌식 배열을 잊는 부작용은 조금 나아졌습니다.

 

★ 세벌식 전환으로 달라진 것들과 느낀 점

  1. 조금 느긋해 졌습니다 : 두벌식 자판을 쓸 때는 자음을 미친 듯이 때려대느라 손이 무척 바빴는데, 세벌식은 받침이 분리되어있고 겹받침 키까지 있어서 그만큼 키를 누르는 횟수가 줄었어요. 쌍자음을 입력할 때도 Shift를 누르지 않고 자음을 두 번 연속해서 누르면 되기 때문에 편합니다.

  2. 오타가 약간 늘었습니다 : 두벌식을 사용할 때에는 오타율이 0%에 가까웠습니다만 세벌식으로 넘어오면서 오타가 늘었습니다. 배열이 생소하고 키가 많기 때문에 확률상으로 봐도 당연한 거지요. 점차 나아지고는 있는데, 만족스러울 정도로 오타가 줄어들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유용한 부가기능들 : 속기처럼 여러개의 키를 한번에 눌러 입력하는 ‘모아치기’, 초/중/종성의 순서를 바꿔쳐도 정상적으로 입력이 된다던가, 완성된 글씨를 삭제하지 않고 조합을 풀어버리는 기능(수정이 편하겠죠), 수정모드에서 초/중/종성만 누르면 바로 해당글자에 반되는 점 등은 무척 유용합니다.

  4. 부가기능은 응용프로그램에서 지원해주지 않으면 무용지물 : 3번에서 언급한 부가기능들은 ‘날개셋’같은 별도의 IME를 깔아줘야 이용할 수 있고, 이 IME를 응용프로그램에서 제대로 지원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기능을 원활히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은 날개셋을 설치할 때 같이 설치되는 ‘날개셋 편집기’ 뿐이었으며, 기타 윈도우용 프로그램에서는 모아치기만 사용할 수 있었을 뿐 조합해제기능과 초/중/종성 수정기능은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5. 국내 사이트 중 키보드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하는 곳에서는 세벌식이 두벌식으로 강제 전환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잊지않겠다 엔프로텍트!!).

 

이런 부분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세벌식으로의 전환은 만족스럽습니다. 기대했던 부분이 모두 충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벌식을 버리지 않았던 것도 잘 한 결정 같습니다.

그리고, 한컴 한글에서 날개셋 IME를 이용하면 모아치기가 가능합니다.
한컴 한글에서 날개셋 IME 이용하도록 설정하는 법 : ‘도구-글자판-글자판 바꾸기(Alt+F2)’로 진입

위의 그림처럼 1글자판과 2글자판의 설정을 바꾸면 됩니다. 한글 내의 외국어입력기를 이용하시려면 날개셋과 한글의 글자판전환 단축키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설정하셔야 합니다.

▲ 이렇게 칠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연습합시다!!

 

2013. 5. 30. 추가(안드로이드 세벌식 최종 외부키보드 지원관련)

안드로이드에서 세벌식 최종 외부키보드는 웅이님께서 만드신 ‘세삭’이라는 앱을 설치하면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세삭 앱 링크 & 카페 링크). 애써주신 웅이님께 세벌식최종 이용자 중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립니다.

 

★ 함께 보면 도움이 될 만한 주인장의 글 ★

    – 세삭 안드로이드 세벌식 입력기 : 외부키보드 사용자 입장에서

    – (세벌식 사용자를 위한)접이식 블투 무선키보드 선택 가이드

CC BY-NC-ND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