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TLC SSD 샌디스크 Z410 240GB

120GB 용량의 MLC SSD를 6만원 중반 가격에 샀던 게 엊그제같은데, 관련 포스팅 날짜를 찾아보니 2014년 8월쯤이었네요. 240GB 가격은 그 두배쯤 됐었죠. 2년정도 지난 지금, 그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동일용량 TLC 제품군이 대거 포진하고 있음을 확인했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MLC보다 떨어지는 수명과 속도에 대한 선입견때문에 TLC제품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샌디스크 Z410 SSD Spec 표(출처 : 다나와)

TLC 낸드플래시 기반 SSD 제조사들도 이를 의식했는지 TBW(총 테라바이트 쓰기용량. TBW 스펙만큼 기록이 안되는 제품은 교체해준다는 의미.)를 스펙에 추가적으로 적기도 하고, 기록속도를 MLC에 비벼볼 정도로 끌어올리는 등 여러가지 회유책을 쓰고 있는데요, Sandisk Z410은 SLC캐시를 적용하여 쓰기속도를 일부 끌어올린 보급형 SSD입니다. MLC에서는 낸드플래시보다 훨씬 속도가 빠른 DRAM을 캐시로 쓰는 경우가 제법 있죠? (DRAM캐시 없는 경우는 쓰기속도가 매우 낮습니다.) 대신 DRAM은 단가때문에 용량을 적게 잡던데 SLC낸드는 DRAM보다 싸니까 넉넉하게 넣어줍니다. 리뷰사이트의 측정값을 보면 Z410 240GB는 약 6GB의 SLC캐시를 넣어준 듯하다고 하더군요.

어쨋든 SSD는 속도 이외에도 고려해야 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프리징도 없어야되겠고, 마이그레이션(기존환경 복제)도 탈없이 되어야 하겠고, 펌웨어 업데이트시 초기화되는 일도 없어야 하겠고… 등등 실사용 피드백이 많고 긍정적일수록 믿을 수 있는 제품이겠죠. 또 가격도 적당해야죠!!!

그런데 Z410같은 경우는 테스트데이터는 충실하게 나와있지만 해석이 처참해서 그런지 유저피드백이 많이 없더라고요? (값이 확 떨어졌다면 해석이 안좋아도 많이들 사셨겠지만…) 그래서 체험단에 당첨되긴 했어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8일간 알차게 굴려보면서 체감 결과를 정리해 봤습니다.

 

1. 개봉 & 디자인

▲ 용산에서 온 SSD 입니다. 샌디스크는 검정+빨강 조합을 자주 쓰는 듯해요.

 

▲ 봉인씰이 딱 붙어있습니다. 개봉해 보겠습니다.

 

▲ SSD만 들어있습니다. 고정나사/브라켓 등등 아무것도 없어요.

 

▲ 밀봉된 본체를 트레이에서 꺼내어 뒤집어봤습니다. 새것같은 느낌이 나네요.

 

▲ 2.5인치 규격의 플라스틱 케이스인데, 다행히 나사산 부분은 금속으로 되어있더군요.

 

2. 마이그레이션과 장착

윈도우부터 한땀한땀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사용기 작성기한이 짧다보니 체감해볼 시간이 부족하겠더라구요. 그래서 기존 MLC SSD(120G)에서 Z410 240G로 마이그레이션을 시도해 봤습니다. 다나와 상품의견에 마이그레이션에 대한 문의가 있지만 두달째 답변이 없어서(;;;) 제가 직접 해보면서 결과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버바팀 USB 3.0 외장하드 케이스에 Z410 240GB SSD를 장착했고, 노트북 본체에 연결했습니다. 마이그레이션 프로그램은 Macrium Reflect Free Edition을 썼습니다(비상업적 용도에 한해서 무료입니다.). 원본SSD는 GPT파티션이고, Z410도 똑같이 GPT파티션으로 복제할 겁니다.

 

Macrium Reflect 설치할 때 신경쓰이는 선택지. 등록여부 선택화면인데 저는 “NO”를 선택하고 계속 진행했습니다.

설치가 끝나면 프로그램을 실행한 다음…

 

▲ Clone this disk… 를 선택합니다.

 

▲ 그리고 Destination 항목에서 Select a disk to clone to… 를 눌러주고, Z410 디스크를 선택해 줍니다.

 

▲ Destination 디스크에 Z410이 뜬 것을 확인했으면 Copy selected partions를 눌러줍니다.

 

▲ 공간 크기 변동 없이 그대로 복제를 진행하고 싶다면 Next 버튼을 눌러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복제될 파티션 공간을 확장하면서 진행하고싶다면 해당 파티션을 클릭+Cloned Partion Properties 를 눌러 용량 조정 후 Next 버튼을 클릭하여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 스케줄을 지정하여 진행할 것인지를 묻는 창이 뜨는데, 복제를 바로 진행할거라 Next 버튼을 눌렀습니다.

 

▲ 이런 창이 뜰텐데, XML파일로 내역을 저장하는 옵션을 체크하고 OK버튼을 누릅니다.

 

▲ 쭉쭉쭉~ 진행됩니다. 기다립니다.

 

▲ 완료되면 걸린 시간을 출력하는 대화창이 뜹니다. OK버튼을 누릅니다.

 

▲ I/O Performance 내역이 한번더 뜹니다. Read는 904.4 Mb/s, Write 는 685.2 Mb/s 가 나왔는데, 나누기 8 해서 MB/s 로 환산하면 읽기 113.05MB/s, 쓰기 85.65MB/s 입니다. USB 3.0 하드케이스의 컨트롤러 속도가 낮은건지 SSD 속도가 낮은건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USB 2.0보다는 빠릅니다. 이제 복제가 다 된거니까 Close 버튼을 누르고 Reflect 프로그램도 종료합니다.

 

이제 복제된 Z410을 기존 SSD와 교체 장착할 겁니다.

 

▲ 노트북을 분해 후 SSD 교체 장착을 완료했습니다.

이후 부팅이 정상적으로 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서드파티 마이그레이션 프로그램으로도 마이그레이션 잘 됩니다. MBR에서 GPT로 복제하는 것처럼 구조가 다른 디스크간의 마이그레이션은 제가 안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ㅠㅠ

 

3. 부팅 및 기초 프로그램 구동속도 살펴보기

일반적인 저사양 PC에서 부팅 및 프로그램 구동속도가 어느정도 나오는지 파악해 보시라고 동영상으로 찍어봤습니다. PC 사양은 펜티엄 N3700, 램 8G, 윈도우10+빠른시작 Off 상태고, 부팅 후 크롬 → 익스플로어 → 엣지브라우저 → 워드 → 엑셀 → 파워포인트 → 한컴한글 → 시스템 종료 순으로 진행됩니다.

 

부팅속도 느려졌다고 평가받는 레드스톤임에도 빠른시작 끈 상태에서 전원버튼 누른 직후 바탕화면 뜨기까지 35초 정도, 종료에 5초정도 걸렸다면 선방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드디스크 대비 빠름빠름이고, 보급형 MLC 중에서 평가 안좋은 모델과는 비슷한 정도입니다.

 

4. 관리프로그램

인지도 있는 기업 제품은 관리프로그램도 잘 되어있습니다. 서드파티 유틸로 SMART 정보 기웃거릴 필요 없이 자체 관리프로그램으로 상태점검과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가능하죠.
샌디스크는 Sandisk SSD Dashboard 라는 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http://kb-ko.sandisk.com/app/ssd (기술지원 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어요.

 

▲ 위 스크린 샷을 참고해서 프로그램의 위치를 찾아보세요.

 

설치후 실행시켜보면 디스크 상태와 펌웨어 버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표시됩니다. 제품 수령 당시의 펌웨어버전은 Z3106000으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나오길래 해줬습니다. 다행히 저장했던 데이터는 삭제되지 않더군요.

 

5. 벤치마크

Intel® Rapid Storage Technology 같은 벤치마크 값에 영향을 미칠만한 프로그램들을 일체 설치하지 않고, 4K 정렬 정도만 된 상태에서 간단한 벤치프로그램만 돌려봤습니다.

 

▲ 먼저 CrystalDiskMark 3.0 버전. 쓰기테스트에 SLC캐시가 반영되지 않는 듯합니다.
(참 솔직한 결과값이 나왔습니다.)

DRAMLess MLC SSD와(줄여서 ①) Z410를(줄여서 ②) 비교했을 때, 연속 읽기속도는 비슷하고 연속 쓰기속도는 ②가 우세했습니다. 4K 단일 및 무작위 4K 읽기쓰기는 ①이 우세했으며, 4K 관련 읽기속도 차이는 실사용시 (미세하게) 체감이 되었습니다.

 

▲ CrystalDiskMark 5.X 버전. 쓰기테스트에 SLC캐시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SLC캐시 덕분에 쓰기속도가 준수한 것처럼 보이지만 RAM이 SLC 낸드플래시보다 속도가 빠른지라, DRAM캐시가 들어간 MLC SSD보다는 쓰기속도가 처집니다. 다만 캐시용량 자체가 크기때문에(6GB, 추정값), 캐시용량 내에서는 쓰기속도가 적당히 쓸만하게 나오는 겁니다(DRAMLess MLC보다도 더.). 사실 6기가바이트면 일상적인 데이터들은 대개 커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IOPS 한번 재봤는데, 무작위 읽기는 스펙을 준수하는 것 같지만 쓰기는 스펙을 준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안빌로 돌려봐도 결과는 비슷하더군요.
 
벤치테스트 결과값을 다양하게 보려면 https://blog.naver.com/goodboy0505/220806617885 여기로 들어가 보세요.

 

6. 일주일간 이용해본 소감

DRAMLess MLC SSD보다 미세하게 부팅속도가 느립니다. 대용량파일 쓰기속도는 (캐시메모리 범위 내에서는) Z410이 월등히 빠르나 캐시메모리 범위를 벗어나면 DRAMLess MLC가 빨랐습니다. 하지만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USB3.0 외장하드(단일 디스크 채용)보다 쓰기속도가 빠르므로 실사용시 불편함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프리징도 특별히 없었던 것을 보면 안정성은 인지도 낮은 기업의 (프리징 있는) DRAMLess MLC SSD보다 좀더 좋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램디스크 2기가 잡아서 평소 작업시 데이터를 저장하되 PC 종료시점에 SSD에 필요한 데이터만 선별적으로 저장하는 식으로 사용패턴을 잡고, 고용량 토렌트데이터 다운시에는 SSD에 직접 다운받고, 데이터가 일정수준 쌓이면 정리하여 외장하드에 백업하는 식으로 운용합니다. 이런 식으로 쓰면 보증기간/보증 TBW 정도까지는 Z410 240GB가 버텨줄 것이고 불편함도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SLC캐시도 수명이 있기때문에 캐시수명이 다하는 시점부터는 불편을 느낄 것이고, 그땐 SSD를 교체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15나노 2D TLC 낸드 기반 SSD의 데이터 유지력에 대해 피드백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TLC SSD는 묵은지파일 논란까지 빚어진 적이 있기때문에 Z410을 실사용하는동안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을 듯합니다.

용량대비 가격이 MLC보다 확실하게 좋아지는 순간 TLC기반 SSD는 무척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샌디스크 Z410 240GB의 성능은 일반용으로 충분하니까 가격이 낮아질수록 인기도 비례해서 올라갈 확률이 높습니다. MX300 750GB 해외 핫딜 가격이 이를 증명했죠.^^ 아무쪼록 일반인들이 널리 선택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도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C BY-NC-ND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