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는 작게, 조작은 리모콘으로 : 소니 보이스레코더 ICD-TX800

 

일반적으로 보이스레코더는 아래처럼 생겼죠?

▲ 소니 ICD-TX650. TX800 이전 모델.
이런 틀 안에서 크기/성능으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경쟁했었죠.

구매자 입장에서 고려할 것들도 많았습니다. 외장마이크 지원여부, 내장마이크의 민감도/지향성/노이즈 양, ADC(Analog to Digital Converter)의 노이즈 양/증폭 성능, 로우컷필터(바람소리 거름)/AGC(알아서 증폭)/리미터(알아서 줄임) 탑재 여부와 해당 기능의 성능, 파일 비트레이트, 배터리타임, 휴대성 등등…
그래서 제조사/유통업체 측에서 은근히 장난질을 하는 제품군이기도 합니다. 가중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괴작이 탄생할 수도, 명작이 탄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가격은 기준 없이 들쭉날쭉.

 

▲ 소니 ICD-TX800

ICD-TX800은 소니의 최신+최상위라인 보이스레코더로, 정형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나 본체 크기를 과감하게 줄이는 한편 세부 조작은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으로 하게끔 제작되었습니다(녹음/중지는 본체에서도 가능). 덕분에 본체 배치 장소를 선정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는데요,

저는 세부 기능보다는 일상 상황에서 목소리를 얼마나 잘 잡아줄지가 궁금하네요. 그래서 주로 근거리 성능을 살펴보게 될 듯합니다. 강연처럼 마이크 써서 큰 소리 내는 것은 당연히 잘 받아줄 것으로 예상해요(이건 잡브랜드 제품도 잘 됨).

 

 

1. ICD-TX800 스펙

 

 

2. ICD-TX800 매뉴얼

https://www.sony.co.kr/electronics/support/res/manuals/4699/46993213M.pdf
https://helpguide.sony.net/icd/t80/v1/ko/index.html

▲ 홈페이지의 도움말 코너가 좀 더 상세함.

스펙과 매뉴얼만 훑어봐도 제품 특징을 상당부분 파악 가능할 텐데, 복잡해서 보기 싫죠.ㅠㅠ 그래도 구입 전에 꼭 봐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개봉 & 디자인

▲ 박스 크기가 무척 작습니다. 사진으로 표현이 안 되어서 아쉽네요.

 

▲ 속박스를 꺼내자마자 본체, 리모콘, 케이스가 바로 보이더군요.

 

▲ 구성품 전부를 늘어놔 봤습니다.
Micro USB-3.5mm 이어폰잭 변환 젠더가 있는 게 특징입니다.

 

▲ 본체 전면 버튼의 모양이 잘 보이게 찍어 봤습니다.

 

▲ 마이크 구멍은 본체 상단에 2개 뚫려 있습니다.

 

▲ 본체에 집게가 달려 있습니다.

 

▲ 리모콘에는 CR2032 규격 리튬전지가 들어가더군요.

 

 

4첫 작동

ICD-TX800 본체 전원을 “처음으로” 켜면  표시창에 “초기 설정 구성하기” 화면이 나타납니다. 초기 설정은 리모컨으로 해야 되므로 리모컨 전원도 켜야 합니다. 리모컨에서 임의의 버튼을 누르면 리모컨 전원이 켜지고, 리모컨 조작 표시등의 점멸이 멈추면 리모콘으로 조작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점멸이 끝나면 초기 설정 구성을 할 수 있게 되겠죠.

 

리모콘 전원 OFF는 자동으로 되게끔 설계되어 있는데,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IC 레코더와의 무선 연결이 설정되지 않고 리모컨을 사용하지 않은채로 약 5분이 경과한 경우.
 – IC 레코더와의 무선 연결이 설정된 상태에서 ①IC 레코더의 전원을 끈 경우, ②리모컨을 사용하지 않은 채로 약 2시간이 경과한 경우.

리모콘 전원을 끈 후에 조작을 위해 리모컨을 사용하려면 리모컨의 전원을 켠 다음(아무 버튼이나 누름) 리모컨에서 원하는 버튼을 다시 한 번 누르면 됩니다.

 

TX800 내의 옵션 항목들을 전부 나열해 보겠습니다. 기능 파악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기본값은 괄호로 표시해 뒀습니다.

※ 녹음 설정

  – 녹음 환경 선택 : 자동 음성 녹음(기본) / 포켓 / 미팅 / 강의 / 음성 메모 / 인터뷰
  – 녹음 모드 : LPCM 44.1kHz 16bit / MP3 192kbps(기본) / MP3 128kbps / MP3 48kbps(MONO)
  – 마이크 감도 : 자동(기본) / 높음 / 중간 / 낮음
  – 마이크 집중식/확장식 선택 : 감도 자동일 때는 선택 불가. 끔(기본) / 집중식 / 확장식
  – 녹음 필터 : 끔 / NCF(Noise Cut Filter)(기본) / LCF(Low Cut Filter)
  – VOR : On / Off(기본)
  – 자동 트랙 마크 : On / Off(기본)

 

※ 재생 설정

  – 맑은 음성 : 끔(기본) / 1단계 / 2단계
  – 간편 검색 : 시간간격 정해서 건너뛰기 가능하게끔 – On / Off(기본)
  – 재생 모드 : 일반(기본) / 반복 / 1개 파일만 / 1개 파일 반복 / 무작위 / 무작위 반복
  – 재생 범위 : 모든 범위 / 선택 범위(선택한 폴더만)(기본)

 

※ 공용 설정

  – LED : 켬 / 끔
  – 화면 끔 타이머 : 자동 화면 끄지 않음 / 15초 / 30초(기본) / 1분 / 3분 / 5분
  – 신호음 설정 : 켬 / 끔
  – 언어 : 영어 / 한국어
  – 수면 타이머 : 끔(기본) / 15분 / 30분 / 60분 / 90분 / 120분
  – 자동 전원 꺼짐 : 끔 / 5분 / 10분 / 30분(기본) / 60분

 

MP3 비트레이트 선택지가 실사용 할만한 수준으로 마련되었네요. 마이크 감도와 지향성(집중식/확장식) 설정이 추가로 있어서, 녹음 환경 프리셋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로우컷 필터는 주파수를 지정할 수 없는데, 무조건 강하게 걸리겠지요(300Hz 정도로). 마이크 구경과 내부 옵션들을 종합해봤을 때 “딱 목소리 녹음용”이라고 생각합니다.

 

 

5스마트폰으로 리모콘 대신하기

Google Play 또는 App Store에서 “REC Remote”라는 앱을 검색해서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해당 앱으로 TX800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sony.songpal.recremote
▲ 안드로이드 – REC Remote: Sony IC Recorder

https://apps.apple.com/kr/app/sony-rec-remote/id1076809535
▲ IOS – REC Remote: Control the IC recorder remotely

 

▲ 레코더와의 연결은 블루투스로 해야 되는데, 리모콘으로 REC Remote 항목에 들어가서 블루투스를 켜고 장치 추가(페어링)을 선택 후 스마트폰에서 나머지 연결 과정을 진행하면 됩니다. (번들 리모콘 잃어버리면 안되겠죠?;;;)

 

▲ 앱에는 제어하는 모델명 / 보이스레코더에 있는 옵션들 / 현재 설정한 사항들과 배터리 잔량, 녹음 가능 시간 등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블루투스를 끄면 15시간 정도의 녹음 배터리타임이 확보되는데, 켜면 6시간으로 확~ 줄어든다고 스펙에 나와 있더군요. 배터리타임과 편의성을 맞바꾸는 셈입니다.

 

 

6장착과 테스트

핀마이크들이 보통 5g 내외고, 꽤 작지만 연결선과 레코더(또는 무선송신장치)를 숨게는 게 일이죠.
ICD-TX800는 가로세로 3.8cm에 22g. 두께는 14mm 정도. 약간 애매한데… 숨겨보죠!

▲ 먼저, 숨기지 않고 남방에 꼽아봤습니다.
이렇게 하고 밖을 돌아다닐 자신이 없습니다. -_-;;

 

▲ 디스플레이와 전면 버튼이 안 보이도록 뒤집어서 꼽아 봤습니다.
여전히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비주얼이 아니네요.

 

▲ 발상의 전환 : 뒤집어서 반대편 안쪽 옷깃에 꼽아보기.
옷이 늘어지지도 않고 잘 숨겨졌습니다.

다행히 옷 안쪽에 숨기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렇게 하면 윈드스크린(털재질/스펀지재질), 로우컷 필터 등의 도움 없이도 풍절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녹음 중에 노이즈 줄이기 : Recording Filter 기능.

– OFF : Recording Filter 기능을 무효로 합니다.
– NCF(Noise Cut) : 사람의 음성에 대한 고주파 사운드와 저주파 사운드를 커트합니다(초기설정).
– LCF(Low Cut) : 프로젝터로부터의 노이즈와 바람 소리를 포함한 저주파 사운드를 커트합니다.

 

※ 마이크 감도에 대한 설명

– Auto : 입력 음성에 따라 적절한 감도 레벨이 자동으로 선택됩니다(초기 설정).
– High:회의실 등과 같이 큰 공간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부드러운 사람의 음성을 녹음하기에 적합합니다.
– Medium:소규모 회의 또는 인터뷰 녹음에 적합합니다.
– Low:음성 메모를 위해 내장 마이크로폰에 말을 하거나, 가깝거나 큰 사람 음성을 녹음할 때에 적합합니다.

 

마이크 지향성 설정을 따로 안하고 자동 모드로만 녹음했는데도 실내/도로주변/골목 상관없이 또렷하게 목소리가 집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편집프로그램으로 파형을 봐도 후처리 걱정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충분히 크게 집음되었더군요.

다운로드 받아서 들어보시려면 재생 프로그램에서 노멀라이저 정도는 꺼주세요. 그래야 집음된 소리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팟플레이어를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 이렇게 접근하면 됩니다.

 

 

7PC 전송과 편집

다행히 이동식디스크로 잡히더군요. ICD-TX800 내에 있는 파일을 PC로 옮겨봤습니다.

▲ 읽기 속도가 7MB/s 정도밖에 안 나오더군요.

 

▲ PC에서 보이스레코더로도 파일을 옮겨 봤습니다. 읽기 속도와 비슷한 쓰기 속도네요.

 

▲ 번들 편집 프로그램인 Sound Organizer 2는 버전이 2.0.1.05240 이었는데,

 

▲ 트랙마크 기준으로 분할/결합할 수 있는 점이 소니 보이스레코더와의 연계사항 같았습니다. 이 기능만 제외하면 서드파티 재생/편집 프로그램들도 다른 강점이 많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쓰면 될 듯합니다.

 

 

8나름의 결론

–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수음 능력이 좋습니다.
– (블루투스 미사용시) 녹음 배터리타임이 깁니다.

음악 녹음용으로는 기능이 다소 부족한데, 음성 녹음용으로는 훌륭하네요.
비싼 가격만 극복할 수 있다면 후회는 안하실 것 같습니다.

경쟁 포지션은 스마트폰+10만원 언저리의 핀마이크+2만원 언저리의 증폭마이크 조합.
(스마트폰이 있다면) 경쟁 포지션 쪽이 가성비가 좋긴 한데, 선과 스마트폰을 숨기는 것도 고려를 해야 해서 TX800처럼 활용성이 극단적으로 좋지는 않을 겁니다.

 

※ 참고할만한 글

 – 소니 PCM-A10 유튜브 ASMR 마이크? 화이트노이즈 제거 방법!
 – Tascam DR-60D MK2 – 3.5mm 마이크도 XLR 마이크도 연결된다!

CC BY-NC-ND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