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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TPT2와 Thinkpad 10의 디스플레이 가로/세로 길이는 각각 8.80 X 4.94 inch / 8.63 X 5.23 inch 정도 됩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이 기종 소유자는 6X8 사이즈의 액정 태블릿을 가지고 다니는 셈입니다. 중형 사이즈죠.
디스플레이의 가로/세로 길이 계산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해 보시고요,
디스플레이의 화면비율, PPI, 화면길이(가로&세로)를 계산해 보자(계산기 첨부)
저는 고해상도와 화면비율, 경제사정 등의 이유로 중국산 9.7인치 윈태블릿에 머물고 있으나, 경험상 PC에 펜이 있으면 좋긴 하더군요. 그런데 가장 작은 (4X6 inch 사이즈) CTH-480 태블릿조차 (스펙상) 생각보다 크고, 무선킷 연결 시 배터리타임이 10시간 중반 정도밖에 안 되더라고요. 캐주얼하게 쓰기엔 무리가 있겠다고 생각되어 한발 물러났다가…
▲ CTH-300 발견! @_@
무선에, AAA사이즈 범용 배터리 들어가고, 배터리타임은 매일 2시간 사용기준으로 4주 간댔으니까 50시간은 족히 된다는 얘기고, 터치패드&펜 모두 되면서 가격도 나쁘지 않더군요. 각종 할인수단 동원해서 배송비 포함 4.7만 정도에 손에 쥐었습니다. 마우스 하나 쓸만한 거 사려면 3만원 정도 들던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죠.
하드웨어 일장일단
개봉기는 체험단 하셨던 분들 블로그 통해서 봐 주십시오(죄송해요.). 저는 거두절미하고 사용기 중심으로 가겠습니다.^^
▲ 손등 털이 거북해서 일부 모자이크 처리합니다. 🙂
일단 사이즈가 작아서 부담이 없습니다. 성인 남자 손으로 가려질 정도로 컴팩트한데요,
▲ 대략적인 펜 작업영역 사이즈(붉은 네모영역 안쪽)
작은 크기가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법 합니다. 펜 작업 영역이 106.9mm X 66.8mm(약 4.2 X 2.6 인치 – 대각선길이 4.9인치)로 상당히 좁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제품으로 23인치 데스크톱 모니터로 작업을 한다면…
대략 이런 느낌이 들 수도 있겠죠. 내가 1cm의 선을 그으면 모니터에는 5cm의 선이 나타날 테니…
(사이툴에서 CTH-300 으로 써 본 글씨입니다.^^)
아무튼 저는 화면 적당히 작은 윈태블릿에 물려서 캐주얼하게 쓰기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좌측에는 전원스위치, 우측에는 펜 수납부가 있고…
▲ 배터리 케이스 안쪽에 USB 수신기 수납부도 있습니다.
이동할 때 한결 편할 것 같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배터리는 직렬로 2개가 들어가는데 1개씩 분리수납되는 구조가 아니므로, 조금이라도 대충 넣으면 충격 줬을 때 순간순간 접촉이 끊기는 상황이 자주 생겼습니다.
▲ UEFI 바이오스에서 CTH-300이 인식된 모습
터치패드 기능 덕분에 마우스 역할을 합니다. UEFI 바이오스에서도 인식되어 바이오스 조작이 가능하더군요. 다른 와콤 태블릿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입니다.
▲ Windows 8.1에서 사용되는 제스처
윈도우8에서 새로 도입된 제스처들도 별다른 설정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오른쪽 사이드를 쓸면 참 바가 나온다던가 하는… 그런 것들 말이지요.
(그래도 와콤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제스처 가이드를 첨부파일로 넣어 놓겠습니다. 마우스 우클릭이나 스크롤 등… 참고할 만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bamboo-pad-gesture-guide-korean.pdf 다운로드
▲ 기본 제공 펜을 쥐어 본 모습
기본 제공 펜의 그립감은 나쁘지 않습니다(모나미 153 볼펜 정도?). 그런데 펜 끝부분 경계가 각지게 처리되어 있어서, 조금이라도 비정상적인 각도로 눕혀 쓰다가는 필압 먹일 때 펜 경계가 패드에 닿는 사태가 생기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기본 펜의 편의성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생각되고,
▲ 호환 펜(8pi 펜)을 쥐어 본 모습
호환펜 중에 가성비 좋다고 알려진 8pi펜을 매칭시켜 봤더니, 펜 잡는 방법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번들 펜의 사용감을 견디기 힘들다면 호환 펜 구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세요. 🙂
소프트웨어의 벽
출시된지 1년이 지나서야 윈도우용 드라이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작동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윈도우 제어판에서 태블릿으로 잡히지 않는 부분도 있고, 일부 메이저 급 응용프로그램에선 필압감지가 안되거나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와콤만 있으면 누구나 완벽한 Paperless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이든 손글씨든 소프트웨어적으로 Line 보정기술이 들어가야 결과물이 좋은데, 이 기술이 들어간 프로그램들은 손에 꼽을 수준일 뿐더러 가격도 제법 높습니다. 뒷구멍으로 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악성코드 심어놓은 자료들도 더러 있어서, 이 쪽 감각이 무딘 대다수 분들께 뒷구멍 이용하시라고 적극 권하지는 못하겠고(제 시스템이 소중한 만큼 여러분의 시스템도 소중하니까요.)… 그렇다고 무조건 구매하시라고 딱 잘라 말씀드리기엔 꽤나 비싼 것들도 있고…
아무튼 기왕 일 벌인 김에, 베이트레일에서의 주요 응용프로그램들을 돌려 봤습니다. 유료로 구하던 트라이얼로 깔던 뒷구멍으로 받던… 입수 방법은 노코멘트입니다.
▶ 포토샵 (비쌈)
펜 따라오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상위기종 태블릿에서는 빠릿하게 따라온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드라이버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 사이툴 1.2 (5400엔. 홈페이지 링크)
아주 미세하게 펜 딜레이가 느껴지는데, 거의 딜레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사용에 문제 없고 필압도 잘 먹힙니다. 필압이 정교하게 들어가는 건 아니고, 그냥 512단계같은 느낌이 듭니다. 1024단계랑 차이 느껴집니다.
▶ 블루빔 Revu 12 ($200 이상. 홈페이지 링크)
▲ 귀찮아서 퍼왔습니다.
PDF 필기프로그램(데스크탑 용) 중에 가장 완성도 높다는 프로그램. Drawboard PDF(메트로 앱) 구매하려다가 고해상도지원이 미흡하다는 얘기가 있어서 이 프로그램으로 돌아섰습니다.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무겁다’는 느낌이 듭니다만 참고 쓸 만 합니다. 페이지 스크롤이나 확대/축소, 필기감도 꽤 자연스러워서 사용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고사양으로 가면 딜레이 없을 것 같네요.
손터치와 펜터치 자동구분 못 합니다. 필기 후 스크롤하려면 꼭 손바닥모양 버튼을 눌러줘야 합니다. 까먹고 뱀부패드에 손가락 먼저 올리면 펜 선이 찍~ ^^;;
참, CTH-300에서 필압 안 먹더군요.
▶ PDF Annotator 4 / 5 ($69.95, 홈페이지 링크)
평 괜찮아서 깔아봤다가 스크롤이 느려 지웠습니다. 버전 4나 5나 느린 것은 마찬가지네요. 역시 CTH-300에서 필압 안 먹었습니다.
▶ OneNote 2010/2013 (데스크톱 용)
CTH-300 으로는 세필 불가능입니다. 필압도 안 먹고요.
펜 따라오는 것도 미세하게 딜레이가 있고, 확대해서 쓰더라도 글씨체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CTH-300과의 궁합은 불합격. 간단한 손메모 용으로 쓰기에는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MetaMoJi Note (\9400, 마소스토어 링크)
정전식 펜 중에서 SU-Pen 유명하죠? SU-Pen 제조업체에서 정전식(Passive 방식) 펜 용으로 제작한 필기프로그램입니다. 초기 실행속도가 조금 느리고 컨셉상 필압도 안 먹히지만, 실행 후에는 딜레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볍고 기능도 충실합니다. 키보드입력은 기본이고,
▲ 확대필기영역도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이 기능 덕분에 세필 가능)
▲ 그림 불러오기도 되고, 입력요소 확대/축소/회전 등도 됩니다. 형광펜도 있더군요.
CTH-300과 베이트레일 조합에는 원노트보다 이 노트프로그램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면 OK.
와콤의 펜 기술이 들어갔지만, 와콤 태블릿이 내세우는 ‘그림작업의 최적성’를 느끼기에는 약간 아쉬웠습니다. 와콤도 한계선을 그었는지 ‘PAD’라는 이름으로 출시했고요.
저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 제품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간단한 손글씨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일단 PDF 주석 용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쇄에 대한 압박을 항상 느껴 왔었는데, 이제는 PDF파일에 직접 필기 후 열람하면 되니까 부담이 한결 줄었습니다. MetaMoJi Note 업데이트되는 것 봐서 노트필기도 대체해 볼 예정입니다.
그동안 4X6 사이즈 소형 태블릿을 보고 ‘그림작업 하기엔 좀 작고 편하게 쓰기엔 좀 큰데? 라이트하게 쓸 수 있는 물건 없나?’ 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으시다면 이 제품이 적절할 것 같고, 마우스작업 오래 할 때마다 뻐근해지는 손목을 털던 기억이 있으시다면, 그래서 트랙볼마우스/트랙패드 등의 구매를 한번이라도 고려하셨었다면 CTH-300은 꽤 괜찮은 선택지일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와콤이 언제쯤 드라이버 지원을 완벽하게 해줄지 모르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