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8 데스크톱 모드의 사용성은 아이콘 크기와 텍스트 크기, 그리고 우측 상단의 X버튼 크기에 의해 많이 좌우됩니다. 그래서 8인치/10인치 윈도우태블릿을 구입하신 분들께서도 이 부분을 조정하기 위해 확대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터치로 X버튼 누르는 게 너무 힘들어요.”
“10인치는 120%, 8인치는 150% 확대하면 괜찮아져요.”
“확대하니까 글씨가 뿌옇게 보이면서 가독성이 떨어져요.”
이런 반응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제 기기사용 경험을 조금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용해 본 윈8 탑재기기의 해상도, 디스플레이 크기, PPI는 다음과 같습니다.
ASUS 1000HE 넷북 : 1024X768 픽셀 / 10.1인치 / 118ppi
LG 탭북 1(i5 모델) : 1366X768 픽셀 / 11.6인치 / 135ppi
Teclast X98 베이트레일 윈도우태블릿 : 2048X1536 픽셀 / 9.7인치 / 264ppi
Lenovo Thinkpad Tablet 2(TPT2) 클로버트레일 윈도우태블릿 : 1366X768픽셀 / 10.1인치 / 155ppi
이 중에서 확대하지 않은 상태(확대비율 100%)에서 아이콘 크기와 텍스트 크기, X버튼 크기의 밸런스가 가장 잘 맞았던 제품은 (공교롭게도) 탭북 1 이었습니다(135ppi). 크기가 적당하니 터치로 조작하기도 상당히 편했습니다(다만 픽셀이 보인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픽셀때문에 멀티미디어 이용 시 불편했으니…)
118ppi의 1000HE는 아이콘이 약간 큼직해서 눈이 편했고(만약 제가 노안이 왔다면 이 제품을 마음에 들어했을 것 같습니다.), 155ppi의 TPT2는 ‘좀 작게 보인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터치패널 품질이 좋아서인지 조작 상 문제는 없었습니다.
TPT2를 다른 분들 조언대로 120% 확대하면 화면 출력은 130dpi 정도가 되어 탭북과 거의 유사한 아이콘/텍스트 크기가 되는데, 픽셀매칭이 안 되어 글씨가 뿌옇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100%로 복귀했습니다. 조금 작게 보일지라도 픽셀매칭이 중요한 상황이 더 많기 때문에, 작업성은 100%가 120%보다 나았습니다.
Teclast X98은 200% 확대(초기 세팅 값)했을 때 132ppi 라는 값이 나옵니다. 터치패널 품질이 좋지 않은 점이 불만스러웠지만, 아이콘 크기/텍스트 크기/X버튼 크기/동영상이나 이미지품질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탭북 1에서 보이는 것과 크기가 거의 같았거든요. 게다가 픽셀매칭도 완벽하게 됩니다. 뿌얘지는 게 없어요. 200%니까! ^^ 현재 200% 확대로 어느 정도의 사용성이 확보되는 제품은 X98(등의 중국발 레티나 윈태블릿 : 264ppi), 서피스프로 3(216ppi), Thinkpad 10(213ppi) 정도 밖에 없습니다(사실 뒤의 두 제품은 좀 부족한 감이 있을 것 같고, 중국발 레티나는 정말 괜찮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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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어 봤을 때, 8인치 급 윈도우태블릿을 작업용으로 구매하시는 것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1280X800 픽셀 & 8인치면 189ppi 정도가 되는데, 액정픽셀이 눈의 인식한계보다 크기 때문에 150% 확대기능을 썼을 때 픽셀매칭이 안 되어 텍스트가 뿌옇게 보일 수 있고, 150% 확대모드 시의 작업영역은 853X533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1세대 넷북의 100% 상태보다 좁은 작업영역 안에서 움직이게 됩니다.
8인치 윈도우태블릿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한 데에는 가격 이외에 작업효율성 부분도 상당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렴해졌다고 휩쓸리시기보다는 ‘정말 이 기기가 이 정도의 가격만큼(혹은 그 이상)의 만족도를 주는지’를 냉철하게 판단해 보셔야 하겠습니다.
p.s. 300ppi 급 윈도우태블릿이 빨리 보급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