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삭 안드로이드 세벌식 입력기 : 외부키보드 사용자 입장에서

모바일기기+외부키보드 조합은 보이스레코딩, 그림메모(마인드맵)와 더불어 정말 빠르고 효율적인 기록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부피, 적은 전력소모, 블루투스키보드 연결 시에도 최소 5시간 연속동작은 버텨주는 배터리, 인스턴트 부팅과 같은 스마트폰의 특성 덕분에 노트북보다 좀 더 기민하고 안정적인 텍스트 작성이 가능한데요. 저는 이 조합을 이용했을 때 텍스트 자체에 엄청나게 집중하는 효과를 경험해서 접이식 외부키보드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편입니다. 윈CE 쓸 때부터 그랬으니까 6년이 넘었네요.;;;

 

▲ 정말 단출해 보이지요? ^^

 

▲ 키보드를 펼치면 이런 작업환경이 됩니다.

 

문제는 제가 2012년 중반부터 세벌식을 연습하기 시작했다는 점. 당시 안드로이드에는 세벌식 최종 외부키보드를 지원하는 입력기 앱이 없었고, 모바일에서는 두벌식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X86을 메인으로 바꿔야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각설하고,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요? 아마추어 개발자 분(웅이 님. 카페 링크 )의 손을 통해 세벌식 최종 기반 스크린입력기(외부키보드 지원)가 2013년 중반에 출시되었는데, 버전업을 거듭하면서 외부키보드 이용에 있어서는 거의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굵직한 기능을 나열하는 식으로 간단히(?) 소식을 전해볼까 합니다(정식버전 기준).

  1. 지원 키보드 레이아웃 : 세벌식 최종, 세벌식 390, 쿼티(qwerty), 드보락(dvorak)

  2. 스크린키보드 높이 변경 지원

  3. 상용구 지원(상용구 편집 가능)

  4. 외부키보드(USB/블루투스) 지원

  5. 외부키보드 한영변환방식을 다양하게 지원(Shift+Space / 한영키 / 오른쪽 Alt키)

  6. 기본적인 외부키보드 단축키 지원(Ctrl+C / Ctrl+X / Ctrl+V / Ctrl+Z / Ctrl+S)

  7. 외부키보드 이용시 스크린키보드 호출/숨김 기능 지원(키보드 배열 확인차…)

  8. (일부 접이식 키보드를 위해) ↑ 키와 / 키 스왑 지원

  9. 블투키보드 사용시 모아치기 지원(베타)

  10. 웅이 님의 근성 있는(?) 사용성 개선 목적 피드백

 

사실 스크린키보드를 주요 포인트로 하여 개발하신 앱인데, 초/중/종성으로 영역이 구분되는 세벌식의 특성상 양 엄지로 스크린키보드 세벌식을 쓰기엔 좀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외부 키보드를 이용한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인체공학 키보드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손목피로가 비약적으로 줄어드는 (두벌식 대비) 장점을 오롯이 느낄 수 있거든요.

다만 익히기 어려워 초심자가 접근하기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겠지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스크린키보드로 배열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졌고, 최근 모아치기까지 지원되면서(베타) 접근하기가 한층 쉬워졌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방목형(?) 정책상 입력기 앱에서 기능을 제공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여러 가지 편의기능들도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꼼꼼하게 보강되어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ex : 단축키, 한영전환키 설정 등)

바른 길로 가는 것이 이상적일지라도 다수에게 그 길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징검다리를 조금씩 놓아 주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바른 길을 가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빨리 늘어난다면 세상은 그만큼 빨리 개선될 테니까요. 그 과정이 원활치 못해 가치 높은 기술/사상들이 도태된 예는 너무나도 많았기에 이 부분이 간과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세삭’ 덕분에 안드로이드에서 X86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세벌식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여러분, 접이식키보드 구매 후 세벌식을 함께 ‘즐겨’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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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NC-ND 4.0